며칠전부터 루나가 <오늘은 즐겼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출연해서 심사위원에게
노래를 평가 받았는데 그 평이 너무 혹평이라 루나가 "눈물을 흘렸다" 라는 기사가 올라왔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들에는 조금 루나에게 미안해질 정도의 댓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프로 정신이 부족하다" "자기가 노래를 잘하는 줄 아느냐?" "자만심에 꽉 차있다"
"툭 하면 질질짠다" 라는 등의 댓글이 베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조금 의아했습니다.
도대체 루나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 단지 방송에서 울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라는 마음으로 <오늘을 즐겼다> 를 시청하지 않지만
특별히 챙겨보기로 했습니다.
그것을 보고 느낀 점과 전체적인 느낌을 이번글에서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 루나가 울었던 상황을 살펴보자
심사위원으로써는 윤도현 / 유현상 / 인순이 / 김종서가 참여했고 한명씩 루나를 평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면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루나의 평가가 조금 더 강했고 독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멤버들은 코미디언 두명에 연기자 한 명으로 사실 노래 실력에는 크게
구애받아도 되지 않는 그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떤면에서는 독설이 약했기도 했습니다.
어떤 면으로는 유머스러운 면까지 있었구요.
하지만 루나는 실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였기 때문에 평이 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윤도현도 사실 그 점을 미리 깔아주고 평가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에서는 마치 루나가 다 말을 듣지도 않고 한마디 듣자마자 질질 짠것처럼 그렇게 묘사를 하지만,
루나는 선배님들이 어떤 독한 말을 하는 과정에서도 금세 감정에 휩싸이기 보다는
선배님들의 말에 끄덕끄덕 거리면서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사실 루나가 눈물을 흘린 시점은 선배님들의 말을 다 듣고 충고를 다 받은뒤에
김종서에 "아직 촉망받는 10대 가수다" 라는 말을 들은 후에야 그제서 눈물을 흘리게 되었지요.
무슨 말인고 하면 그냥 심사평이 야속해서 중간에 선배들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눈물을 터뜨려서
선배들을 당황하게 했다거나 무안하게 한게 아니라,
선배님들의 말을 다 들어본 뒤 위로의 말이 나오자 그제서야 긴장된 마음이 터지면서 눈물이
나온 그러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기사에서 그리는것이나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자신에게 어려운 상황을 그저 눈물로써 때우거나
마무리 지어보려는 그러한 루나가 아니었다는 점을 확실히 지적하고 싶네요.
- 눈물을 흘리면 "프로정신이 부족하고 정신력이 약" 한가...?
흔히 사람들은 눈물을 보고서 간단하게 평가해버립니다.
"잘 울면 약한 사람이고, 안 울면 강한 사람이다" 라고요.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약함의 징조이고 정신력의 부족이며 프로가 아니라는
간단한 견해를 가지고 문제를 접근하려고 하지요.
이번 오디션을 한번 살펴보도록 할께요.
비슷한 혹평을 받은 홍수연, 정형돈, 김성주, 조혜련 등은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과연 루나보다 프로정신에 꼭 뛰어나서 울지 않았던 것일까요....?
어찌보면 이들에게 노래는 그닥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아나운서 / 연기자 / 코미디언이 노래를 잘하는 것은 부가적으로 돋보여주게 하는
부가요소이지 이들의 직업에 꼭 필요한 그러한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가령 정형돈이 노래를 못한다고 해도 그에게 비판을 할 사람은 없다는게 정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임이 눈물을 흘린 것은 다소 의외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루나의 경우는 어떨까요....?
루나가 노래를 못했다는 평가를 듣는다는 것은 굉장히 가수로써 치명적인 일입니다.
그러니 루나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 이 부분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였을 것이고,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며 더 그러한 충고들이 와닸을 것입니다.
만약 루나가 프로정신이 없는 소위 말해 그냥 "기획사 빨로 나오는 가창력에 신경안쓰는 가수" 에
불과했다면 그러한 혹평에 굳이 신경을 쓸 필요도 없을 것이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입니다.
오히려 가창력에 대해서 항상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대에 대해서 항상 염두에 두었으니까
이러한 말이 더욱 더 루나에게는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면에서 본다면 루나는 더 발전하기를 원하고 가창력과 무대 매너와 관련되서
사람들의 시선과 자기 자신의 재량에 신경을 계속 쓰고 있는 프로 중에 프로라고도 할 수 있지요.
오히려 이런 무대에서 루나가 선배들의 충고에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보였구나,
"될대로 되라지" 라는 방식으로 받아들였다면 그게 더 비판받을 일이고
그게 더 프로정신이 부족한 일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F(x)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팀이라 루나에 대해서 지켜볼 기회가 많았는데,
루나는 굉장히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자기에 대한 기대치를 굉장히 높이 잡아놓고
그것에 도전하는 굉장히 성실한 노력파라고 생각이 듭니다.
한 일례로 예전에 드림팀에서 24명 정도의 여자 연예인이 통과해야하는 철인테스트가 있었는데,
그 당시 한 3~4명 (지금은 가물가물하네요) 만을 제외하고 모든 여자연예인들이
탈락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출연자들 중에 유일하게 자신에 실패에 대해서 눈물을 흘린 사람은 루나 밖에 없었습니다.
칭얼거림으로 방송에서 비춰지기 위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안 보이는데서 자신이 실패한 것에
대한 자책감과 실망감으로 인해서 자신에게 흘리는 눈물 같아 보였습니다.
이번에 루나도 아마 대선배들 앞에서 긴장을 해서 그런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데뷔 24년이지난 김종서도 동료 심사위원들 앞에 서본후에 "못하겠다" 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이제 갓 데뷔 2년 조금 넘어가는 루나가 대선배들 앞에서 얼마나 긴장했겠습니까...?
잘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감으로도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루나는 자신에 대해서 엄격하며 책임감이 많은 아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루나가 울면서도 계속 "어떡해... 어떡해..." 라는 말을 한 것도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아직 루나는 20살도 안된 소위 말해 "애기" 입니다. 인순이도 루나를 안아주면서 "애기야" 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아직은 꿈에 넘치는 10대 소녀에 불과합니다.
그런 소녀에게 단지 "프로" 라는 이유로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지나치게 몰아가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루나가 노력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저히 실력이 떨어지는 그러한 가수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아마 루나는 이번기회로 인해서 또 많은 것을 배웠을 것입니다.
저는 루나가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더 나은 가수가 되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도 너무 연습을 지나치게 해서 루나의 "말벅지" 라고 알려진 허벅지가 두꺼워질 정도로
연습벌레로 알려진 루나이니까 말이에요.
이번 <오늘을 즐겨라> 에서 보여준 무대도 사실 현 아이돌 중에서 탑이라고 들 수 있을 정도로
나름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준 그러한 재주꾼입니다.
사실 루나가 지적받은 것은 "가창력" 아니라 락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굳은 모습이나,
단조로운 무대매너 등이 대부분이었지요.
어쨋든 루나에게 위로의 말을 다시 전해주고 싶으며 열심히 노력해서 한 5년후에는
단지 댄스그룹에 속한 한명의 아이돌 메인보컬이 아니라
솔로로 내놔도 손색이 없는 아티스트의 길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